嗟來之食(차래지식)
嗟 탄식할 차 | 來 올 래 | 之 어조사 지 | 食 먹을식
야! 하고 부르면 와서 먹는 음식. 남을 업신여겨 무례한 태도로 주는 음식.
차(嗟)는 감탄사로 '야!' '자!' '옛다'의 뜻. 상대를 아주 업신 여겨 아무렇게나 던져 주는 음식을 뜻한다.
춘추시대의 어느 해 제나라에 큰 기근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초근목피 (草根木皮)로 연명을 하거나 그것도 못하는 사람은 주린 배를 움켜잡고 죽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검오라는 부자가 음식을 해다가 길가에 벌여놓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어느날 얼마나 굶었는지 걸음도 제대로 옮기지 못하는 어떤 남자가 다 해어진 옷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짚신을 질질 끌면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 초라하고 기진맥진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검오는 왼손에 음식을, 오른손엔 마실 것을 들고 말했다.
"야! 이리 와서 먹어(嗟來食)"
검오는 당연히 그 남자가 허겁지겁 다가와서 음식물을 움켜쥘 줄 알았다. 그러나 그 남자의 태도는 너무나 뜻밖이었다. 그는 눈을 치켜 뜨고 한참 동안 검오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나는 지금까지 이따위 남을 업신여기며 던져주는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이 꼴이 되었소(予不食嗟來之食 以至於斯也). 당신의 이같은 적선은 받아들일 수가 없소."
검오는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한방 쏘아주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는 그 남자를 검오는 쫒아 가서 무례를 사과하고 음식을 받아주기를 간청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음식 받기를 거절하면서 몇 걸음 더 걷다가 쓰러지고 말았다. 주려 죽은들 차래지식(嗟來之食)은 받아 먹을 수 없었기에 그는 마침내 허기져 죽은 것이다.
차래지식(嗟來之食)은 음식말고도 모욕적인 성금이나 의연금품(義捐金品)을 일컫기도 한다.
[출전] 禮記 檀弓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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