背水陣(배수진)
강 호수 바다 같은 물을 등지고 치는 진. 물러가면 물에 빠지게 되므로 이기지 않으면 죽을 각오로 친 진지. 이처럼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곳에서 결사적으로 싸우는 것을 배수진을 치고 싸운다고 말한다.
한나라의 韓信(한신)은 위나라를 격파한 여세를 몰아 趙(조)나라를 치기로 했다. 조나라로 진격하기 위해서는 정형이라는 좁은 길목을 지나야 한다. 한신이 쳐들어 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조나라는 정형입구에 대군을 집결시켜 적군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한신은 첩자로부터 조나라의 군략가 李左車(이좌거)의 『한나라 군사가 정형에 도달하는 순간 단숨에 격멸해야 한다』는 작전이 채택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좁은 길목을 무사히 통과한 한신은 어둠을 틈타서 부대를 둘로 나누어 경기병 2천명을 조나라 성 바로 뒷산에 감추어 두기로 했다. 그리고 각자 붉은 기를 한자루씩 들게 했다. 한신이 명령했다.
『본대는 내일 싸움에서 거짓으로 패한 척 도망을 친다. 적은 패주하는 우리 본대를 쫓으려고 성을 비울테니 그때 성을 점령하고 깃발을 세워라』
다음 날 조나라 군사가 성을 나와보니 이게 웬 일인가. 한나라 군사가 강을 뒤에 두고 진을 치고 있는 게 아닌가. 조나라 군대는 「병법의 기본도 모르는 놈들」이라고 마음껏 비웃으며 돌격했으나 한나라 군사는 뜻밖에도 강했다. 그러는 동안 조나라 성에는 한나라의 깃발이 올랐다. 결과는 한나라의 대승리였다. 싸움이 끝난 뒤 한신은 말했다.
『우리 군대는 원정을 거듭하는 동안 태반이 보충병으로 되어있소. 이들을 생지에다 놓고 싸우게 하기보다 사지에도 몰아넣어야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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