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混水摸魚 (혼수모어, húnshuǐmōyú)

混水摸魚(혼수모어)

混水摸鱼(húnshuǐmōyú)

混 혼탁할 혼 | 水 물 수 | 摸 찾을 모 | 魚 물고기 어 |


물을 휘저어 물고기를 잡다. 혼란한 틈을 타서 한몫 보다. 혼란한 틈을 타서 정당하지 못한 이익을 챙기다.

釜底抽薪 (부저추신, fǔdǐchōuxīn)

釜底抽薪(부저추신)

釜底抽薪(fǔdǐchōuxīn)

釜 가마솥 부 | 底 어조사 저 | 抽 뺄 추 | 薪 땔나무 신 |


솥 밑에 타고 있는 장작을 꺼내(어 물이 끓어오르는 것을 막)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다. 발본색원(拔本塞源)하다.

To take away the firewood from under the cauldron ; To take drastic measures to deal with an emergency


三十六計(삼십육계) 混戰計(혼전계) 제19계이다. '혼전계'는 전투가 시작되어 공방이 혼란스럽게 오고갈때 사용하는 계략이다. 그러기에 정면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닌 뒷공작 등의 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솥밑에서 땔감을 빼낸다. 풀이글을 보면, "적이 강력해서 정면으로 맞서기 어려울 때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기세를 꺾도록 해야한다. 우회적으로 접근하여 상대방의 굳건한 기세를 꺾는 것이다.[不敵其力,而消其勢,兌下乾上之象.]" 라고 되어있다.

여기에서 이르는 '땔감'이라 함은, 여러가지를 뜻한다. 기본적으로 군대의 사기를 뜻하기도 하고, 그 사기의 원천이 되는 그 어떤 것일 수도 있으며, 혹은 군대가 기본적으로 필요한 군량미 등을 뜻할수도 있다. 따라서 "솥밑에서 땔감을 빼낸다."는 의미는 적의 사기를 꺾기 위한 선동이라거나, 군량미 탈취 등의 광범위한 공작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 된다.

예를 살펴보도록 하자. 楚漢志에서 아주 유명한 고사인 '四面楚歌(사면초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항우와 유방의 마지막 결전전야, 항우가 장수들과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때 사방에서 초나라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이에 수많은 장병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전의를 잃고 군영에서 탈출하여 전장을 떠나버린다. 이에 항우가 슬퍼하며 고립무원의 처지를 슬퍼하며 애첩 우희(虞姬)를 불러 함께 술을 마시면서 그 유명한 해하가를 부른다.

力拔山兮氣蓋世 힘은 산을 뽑고, 기세는 세상을 뒤덮을만 하건만
時不利兮騅不逝 시운이 불리하여 오추마도 나아가지 않네.
騅不逝兮可奈何 오추마가 나아가지 않으니 어찌하면 좋을까!
虞兮虞兮奈若何 우희여! 우희여! 당신을 어쩌면 좋을까!

이 장면이 바로 중국의 대표적인 경극 중 하나인 '覇王別姬(패왕별희)'로 유명한 바로 그 장면이다. 초군을 포위하고 있던 한군에서 흘러나온 초나라 노래가 초나라 장병들의 사기를 꺾어, 다음날 결전에 임해서는 수많은 병사들과, 계포, 종리매 등의 장수들마저 군영을 이탈한 상태였다. 항우를 중심으로 죽음을 불사하고 한군의 포위를 깨부수려던 초나라 군사의 사기를 한군은 이렇게 무너뜨려 버린 것이다.

또다른 유명한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三國志演義에서는 그다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지만, 실제로는 천하를 가름하는 일전이었던 '官渡大戰(관도대전)'.

이 싸움에서 하북의 패자, 원소에 비해 군사적으로 열세에 몰려있었고, 군량도 떨어져 패배를 목전에 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때 원소의 진영에서 이탈하여 조조에게로 투항한 허유의 계략에 따라 원소군의 군량고였던 '烏巢(오소)'를 습격하여, 일거에 원소군의 군량을 빼앗음으로 하여 관도대전에서 승리하여 중원의 지배자로서의 입장을 굳힌다.

솥의 물을 끓게 하는 것은 아궁이의 땔감이다. 물이 아무리 펄펄 끓고 있어도, 아궁이의 땔감을 빼버리면 더 이상 끓지 못하는 것이다. 물이 끓고 있을때, 찬물을 붓는 것이 아니라, 땔감을 빼는 것. 이것이 바로 '釜底抽薪(부저추신)'의 의미라 할 것이다.


관련 고사성어

유의어

抽薪止沸(chōuxīnzhǐfèi) : 솥 밑의 장작을 끄집어 내어 솥의 물이 더 이상 끓지 못하게 하다.

반의어

扬汤止沸(yángtāngzhǐfèi) : 끓는 물을 퍼냈다 다시 부어 끓는 것을 막으려 하다.

참조어

四面楚歌(사면초가) |


관련 한시

垓下歌(해하가) |

金蟬脫殼 (금선탈각, jīnchántuōqiào)

金蟬脫殼(금선탈각)

金蝉脱壳(jīnchántuōqiào)

金 쇠 금,성씨 김 | 蟬 매미 선 | 脫 벗을 탈,기뻐할 태 | 脱(tuō) 부탁할 탁,벗을 탈 | 殼 껍질 각,내려칠 각,구역질 하는 모양 학 |


매미가 허물을 벗다.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도망치다.


三十六計(삼십육계) 混戰計(혼전계) 제21계. 매미나 뱀은 껍질을 남겨두고 그대로 탈피한다.겉으로는 아무 변화도 없는 것처럼 보여서 적으로 하여금 감히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고, 그 뒤로 군사를 빼내 도망치거나 다른 곳에 군사를 사용하는 것이다.

원문의 풀이글을 보면, 다음과 같다.
"진지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기세도 줄이지 않아야, 우군의 의심을 막고 적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그리하여 이동을 숨기고 적을 오판하게 한다.[存其形,完其勢;友不疑,敵不動.巽而止蠱.]"

예를 하나 살펴보자. 三國志演義 이야기이다. '연의' 내용의 거의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이 부분은 바로 공명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화이기도 하다.

魏를 치기 위해 마지막으로 오장원(五丈原)에 둔치고 결전을 위해 사마의를 계속 도발하던 공명은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고,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뜨게 될 것을 예감한다. 그리하여 공명은 자신의 사후처리를 준비하여 일체의 대사는 양의에게 맡기고, 군사에 관한 것은 백약(강유)에게 맡겼다. 그리고 위연에 대한 대비책도.

한편 대치하던 위군의 하후패는 군사를 이끌고 오장원으로 와보니 촉군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급히 돌아가 사마의에게 보고했다.
"촉군은 모두 물러갔사옵니다."
"제갈량이 정말 죽었구나! 빨리 추격해야겠다."
"도독께서 가벼이 추격하셔서는 아니되옵니다. 편장에게 먼저 가보게 하소서."
"아니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가봐야겠다."

끝내 군사를 이끌고 두 아들(사마사와 사마소)과 함께 군사를 이끌고 오장원으로 달려나와 촉군 영채로 돌진했다. 과연 한 사람도 없었다. 사마의는 두 아들에게 뒤를 따르도록 하고는 먼저 군사를 이끌고 촉군을 쫓아갔다. 산 밑으로 가다보니 멀지 않은 곳에 촉군이 보였다. 그래서 사마의는 기세 좋게 쫓아갔다. 갑자기 산 뒤편에서 쿵하는 포소리가 들리고, 함성이 크게 올랐다. 물러가던 촉군이 갑자기 뒤돌아 달려들며 깃발을 흔들고 북을 쳐댔다. 숲 사이로 큰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는데, 깃폭에는 한승상무후제갈량(漢丞相武侯諸葛亮)이라고 쓰여 있었다.

사마의의 낯빛이 흑색으로 변했다. 두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니 중군의 상장 수십명이 사륜거를 에워싸고 나왔는데, 수레 위에는 제갈량이 단정히 앉아있었다. 사마의가 소스라치게 놀라 말했다.
"제갈량이 아직 살아 있구나! 내가 그의 계략에 말려들어 너무 깊이 쫓아왔다!"
위군은 혼비백산하여 뿔뿔이 흩어졌다.

사마의는 50여리를 한달음에 달아났다. 겨우 진정시키고 군사를 정비하여, 제갈량이 정말 죽었고 수레 위에 앉아있던 것은 제갈량의 조각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속은 것을 안 사마의는 곧 촉군을 추격하려 하였으나 이미 촉군은 멀리 물러난 후였다.

그리하여 저 유명한 '죽은 제갈량이 산 중달(사마의)를 도망치게 했다(死諸葛走生仲達)'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그러나 이 부분은 연의에서 만들어낸 허구이다.


관련 한자어

脫자가 들어가는 고사성어

脫兎之勢(탈토지세) 우리를 빠져 도망(逃亡)하는 토끼의 기세(氣勢)라는 뜻으로, 매우 신속(迅速)하고 민첩(敏捷)함을 이르는 말

脫帽露頂(탈모노정) 모자를 벗어서 정수리를 드러낸다는 뜻으로, 예의(禮儀)에 구애(拘碍)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

脫網就淵(탈망취연) 물고기가 그물에서 벗어나 연못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다행(多幸)히 재난(災難)을 면하고 기뻐함을 비유(比喩)해 이르는 말

脫身逃走(탈신도주) 몸을 빼쳐서 달아남

關門捉賊 (관문착적)

關門捉賊(관문착적)

关门捉贼(guānmén zhuōzéi)

關 관계할 관,당길 완 | 門 문 문 | 捉 잡을 착 | 賊 도둑 적 |


문을 닫아 걸고 도둑을 잡다.


三十六計(삼십육계) 混戰計(혼전계) 제22계. 문을 닫아 걸고 도둑을 잡는다. 적이 도망갈 곳을 막아두고 적을 완전섬멸한다는 의미이다. 살려두어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 사용되는 계략이다.

하지만 이러한 '완전포위'의 개념은 앞에서 본 '欲擒姑縱(욕금고종;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풀어주다)' 등의 계략과도 상충되는 듯 보인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물듯이, 적의 도망칠 곳을 열어주어 적의 신경을 도망칠 곳으로 끈 다음, 도망치려는 적을 공격하는 식의 계략이 앞서 나온 '욕금고종' 이었다. 그리고 이는 손자병법에서도 논파하고 있는 바와 같다.

이에 대하여 풀이글은 다음과 같이 얘기하고 있다.
"약소한 적은 포위해서 섬멸한다. 다만 궁지에 몰린 적은 필사적으로 반항하기 때문에 지나친 추격은 피한다.[小敵困之.剝,不利有攸往.]"

결국 위에서 얘기한 것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포위할 때는 반격을 조심한다. 다만, 적이 '약'할 경우에 완전소탕을 하라는 의미인 것이다.

사례를 보도록 하자. 삼국지연의 이야기이다. 사마의에게 가로막혀 번번히 북벌이 좌절당한 제갈량은 사마의를 죽이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리하여 상방곡(호로곡)에 영채를 치고 사마의를 유인했다. 사마의는 기산을 촉군의 본거지로 보고 그곳을 공격하는척 한후, 군사들이 나오면 상방곡의 군량을 습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상방곡에는 위연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곳에 사마의가 오자 위연은 싸우다가 거짓으로 패한 채하며 물러났다. 위연은 군사를 이끌고 골짜기 안으로 물러나 들어갔다. 사마의는 사람을 시켜 골짜기 안을 탐색해 보게 했다.
"골짜기 안에는 복병이 하나도 없고, 산꼭대기마다 모두 초막이 있사옵니다."
"그것은 분명히 군량을 쌓아둔 것일게다."

사마의는 즉시 군사를 이끌고 골짜기 안으로 들어왔다. 사마의가 얼핏 보니 초막 위에는 모두 마른 나무와 풀이고, 위연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사마의는 문득 의심이 들었다.
"만약 적군이 골짜기 어귀를 막는다면 어떻게 하느냐?"
미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함성이 울리며 산 위에서 불다발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골짜기 안은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위군은 달아나려 해도 길이 없었다. 산 위에서는 불화살이 쏟아져 내리고 지뢰가 일제히 폭발했다. 초막 안 마른 나무에 모두 불이 붙어 불꽃은 무서운 소리를 내며 하늘 높이 치솟았다. 사마의는 놀라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말에서 내려 통곡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한참 울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미친듯 불어닥치며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골짜기의 불을 모두 꺼버렸다. 지뢰도 터지지 않고 화기도 힘을 잃었다. 사마의는 가까스로 살아나 도망쳤다. 제갈량은 '抛塼引玉(포전인옥)'으로 사마의가 군량을 노리게 하고, 함정에 빠뜨려 '관문착적'으로 섬멸하려 한 것이다.

이렇게 제갈량은 출구를 막아두고 또한 반격을 당할 우려조차 없는 상태로 만들어 사마의를 없애려고 하였으나 소나기가 내려 사마의를 또다시 놓치고...결국엔 사마의에 가로막혀 북벌을 완수하지 못하고 천명을 다하게 된다. 퇴로를 완전히 차단하고 반격의 우려조차 없게한 상황에서 완전한 섬멸전을 펼친 제갈량. 소나기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지만 않았다면 삼국의 운명은 달라졌을 것이다라고 고시(古詩)는 전하고 있다.

그런데 상방곡(호로곡)의 지형에 대해 최근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좁은 계곡에 큰 불을 내면 주위의 수분이 상승해 소나기를 내리게 된다고 한다.


참조 한자어

참조어
欲擒姑縱(욕금고종) |

假途伐虢 (가도벌괵)

假途伐虢(가도벌괵)

假途伐虢(jiǎtúfáGuó)

假 빌릴 가,거짓 가,멀 하,이를 격 | 途 길 도 | 伐 칠 벌 | 虢 나라 이름 괵,범 발톱 자국 괵 |


길을 빌린다는 명목이지만 실제로는 그 나라나 그 집단을 멸망시키는 책략.


三十六計(삼십육계) 混戰計(혼전계) 제24계 가도벌괵. 길을 빌려 괵나라를 치다. 이는 春秋時代(춘추시대)에 晉獻公(진헌공)이 晉나라와 인접해 있는 괵나라와 우나라 때문에 골치를 앓다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쓴 계략이다. 이는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하고, 풀이글을 보자.

"적과 아군의 두 나라 사이에 위치하는 약소국에 대해 만약에 적이 진출하면 우리도 구원을 명분으로 진출하여 차지한다. 약소국의 곤경에 말만 있고 행동이 없다면 신뢰하지 않는다.[兩大之間,敵脅以從,我假以勢.困,有言不信.]"

뭔가 딱히 와닿지 않는 해설이다. 실제 '가도벌괵'의 계략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진헌공이 인접한 괵나라와 우나라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는 얘기는 앞에서도 한 바 있다. 하지만 진헌공이 괵을 치려 하면 우가 와서 괵에 가세하고, 또 우를 치려하면 괵이 와서 가세하는 바람에 쉽게 해결을 낼 수가 없었다. 이 우나라와 괵나라의 관계를 가리켜 '脣亡齒寒(순망치한)'의 입술과 이의 관계로 흔히 일컬어 왔을 정도였다.

한번은 괵나라가 또 진나라의 남방에 침범해 왔다. 진헌공이 대부 순식에게 상의한다.
"괵을 쳐야 할까?"
"우와 괵은 서로 친한 사이입니다. 우리가 괵을 치면 우는 반드시 괵을 돕습니다. 우리가 만일 군사를 옮겨 우를 치면 이번엔 괵이 반드시 우를 도울 것입니다. 신은 두 나라와 싸워 이겼다는 나라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대책을 논의하던 중에 순식이 아뢴다.
"신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습니다. 처음엔 괵을 굴복시키고 다음엔 우를 굴복시켜 두 나라를 모두 주공께 바치겠습니다."
"그런 좋은 계책이 있다면 속히 말하오."
"우와 괵 두 나라 사이를 떼어놓아야 합니다. 주공은 많은 뇌물을 우나라에 보내시고 잠시 길을 빌려[假途] 괵나라를 치십시오[伐虢]."

그리하여 우공이 탐내하는 좋은 구슬과 말을 가지고 순식이 우나라에 갔다. 우공은 처음에 괵나라를 치려는 것을 알고 분기충천했으나, 구슬과 말을 보고 태도가 바뀌었다. 또한 괵을 친 후에 괵에서 노획한 물건을 모두 바치겠다는 얘기를 듣고 또한 크게 기뻐했다. 이에 우공의 곁에 있던 궁지기가 간한다.
"주공께서는 진나라의 청을 승낙하지 마십시오. 속담에 이르기를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脣亡齒寒)'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진나라가 우리 우와 괵에 손을 쓰지 못한 것은 우리 우와 괵이 입술과 이처럼 서로 돕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괵이 망하면 그 다음은 우리 우나라의 차례이옵니다."
그러나 우공은 궁지기의 말을 듣지 않고 진나라에 길을 내주었다.

이에 진헌공은 이극을 대장으로 삼고, 순식을 부장으로 삼아 우나라를 지나 괵나라를 쳤다. 그리고 괵나라를 친 후에는 괵나라 부고에 있는 보물의 10분의 3과 아름다운 궁녀들을 우공에게 바쳤다. 우공은 크게 기뻐했다. 그리고는 우나라를 찾아온 진헌공과 함께 사냥을 했다. 사냥을 하던 도중 성안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보니 진나라의 군사들이 도성을 점령해 버린 이후였다. 이에 우공은 진헌공에게 길을 빌려주고 결국 나라까지 넘겨주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가도벌괵'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기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가도벌괵'은 이 실제 사례보다 다른 사례로 사람들에게 더 익숙하다.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주유의 '가도벌괵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비는 적벽대전 이후 뻔뻔스럽게도 형주에 눌러앉아 도무지 오나라에 형주를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에 주유는 여러가지 방법을 써보았으나 제갈량에게 번번히 당하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주유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숙을 보내 유비에게 형주를 돌려줄 것을 재촉했다.

하루는 노숙이 형주에 와서 형주반환 문제를 얘기하고 있는데 유비가 갑자기 크게 울기 시작했다. 이에 놀란 노숙이 이유를 묻자 제갈량이 대답한다. 유비가 형주를 빌릴때 서천을 차지하면 돌려주겠다 하였지만, 서천의 주인은 유비와 종친인 유장이므로, 종친을 차마 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형주를 돌려주면 마땅히 갈 곳도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

이에 노숙이 주유에게 가서 아뢰자, 주유가 말한다.
"공은 다시 형주로 가서 유비에게 '손씨와 유씨 양 가문이 혼사를 맺었으니 바로 한 집안이옵니다. 만약 유씨로서 차마 서천을 빼앗을 수 없다면, 우리 東吳가 군사를 이끌고 가서 서천을 빼앗아 결혼 지참금 삼아 드릴 터이니 바로 형주를 돌려달라'고 하시오."

이에 노숙이 형주에 와서 말을 전했다. 제갈량이 감사를 표하자 노숙은 돌아갔다. 노숙이 돌아간 후로 제갈량이 크게 웃으며 유비에게 말했다.
"이는 바로 '가도벌괵지계'이옵니다. 서천을 빼앗겠다는 명분으로 실은 형주를 빼앗으려는 것이옵니다. 주공께서는 안심하시고 보고만 계시옵소서."

이렇게 제갈량은 주유의 '가도벌괵지계'를 꿰뚫어 보고 오히려 주유의 계략을 비웃어 주어 결국 주유로 하여금 금창이 터져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연의는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서 주유가 쓰려던 계략도 바로 '가도벌괵'이다. 하지만 주유가 쓰려던 것은 반쪽짜리 계략이라 할 수 있다. 실제 '가도벌괵'은 괵과 순망의 관계에 있던 우나라로부터 길을 빌려 '괵'을 친 후, 다시 '우'를 치는 계략이었다. 이에 반해 주유의 계략은 단지 길을 빌린다는 핑계로 바로 형주만을 치려는 계략이었기 때문이다.


관련 한자어

유의어

假途滅虢(가도멸괵) |

참조어

脣亡齒寒(순망치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