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可救藥 (불가구약)

不可救藥(불가구약)

不 아닐 불, 아닐 부 | 可 옳을 가, 오랑캐 임금 이름 극 | 救 구원할 구 | 藥 약 약, 뜨거울 삭, 간 맞출 략(약) |

치료약을 구할 수 없다는 뜻으로, ①일이 만회(挽回)할 수 없을 처지에 이른 것을 이르는 말 ②어떤 사람의 나쁜 습관을 고치거나 악(惡)한 사람을 구제(救濟)할 길이 전혀 없음을 비유(比喩ㆍ譬喩)하는 말


악인(惡人)을 구원할 수 없거나 나쁜 습관을 고치기 어려운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비슷한 뜻으로 무가구약(無可救藥)이라고도 한다. 《시경(詩經)》 대아(大雅) '판(板)'이라는 시에 나오는 말인데, 주(周)나라 때 범백(凡伯)이 지은 시라고 전해진다.

서주(西周) 말엽, 주나라 여왕(厲王)이 백성을 탄압하는 정책을 펼치자, 대신(大臣)들은 불만에 가득찼으며, 백성들은 왕을 저주하였다. 여왕은 백성들이 자신을 욕하고 있음을 알고 그들을 사형에 처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공개적으로 그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시 유명한 관리였던 범백은 잔혹한 여왕에게 어진 정치를 베풀도록 과감하게 간언하였으나 간신들은 그를 비웃기만 하였다. 이에 몹시 흥분한 범백은 다음의 시에서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

하늘이 이렇게 가혹한데 그렇게 놀리지 마십시오.
늙은이는 정성을 다하는데 젊은 사람은 교만하고
내가 망령부린 말도 하지 않았는데 장난삼아 놀리는구나.
장차 많은 악행을 일삼으면 '치료할 약도 없다[不可救藥].'

결국, 기원전 841년 핍박받은 주나라 백성들이 폭동을 일으킴으로써 여왕의 포악한 정치도 끝나게 되었는데, 불가구약은 일이 회복할 수 없는 형편에 이른 것을 말한다.


출전

시경(詩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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