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頭蛇尾(용두사미)
용의 머리에 뱀의 꼬리. 처음은 旺盛(왕성)하지만 끝이 부진한 형상을 비유한 말이다.
용은 實在(실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로 거대한 파충류인데 몸통은 뱀과 비슷하며 비늘이 있고 네개의 발을 가진 것으로 되어 있다. 뿔은 사슴에, 눈은 귀신에, 귀는 소에 가깝고 깊은 못이나 바다에 거처하며 때로는 자유로이 공중을 날아 구름과 비를 몰아 風雲(풍운)조화를 부린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기린 봉황 거북과 함께 상서로운 四靈(사령)의 하나로 치고 있다.
宋(송)나라에 陳尊者(진존자)라는 스님이 있었다. 龍興寺(용흥사)란 절에 머물고 있었는데 어느날 그 절에서 나와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니며 짚신을 삼아서 길 가는 나그네들이 주워 신도록 길에다 놓아두곤 했다고 한다. 이 진존자가 老年(노년)에 접어들었을 때의 일이다. 어떤 중을 만나 禪問答(선문답)을 나누고 있었는데 그 중이 느닷없이 『에잇』하고 奇聲(기성)을 질렀다.
진존자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중을 쳐다보자 그 중은 또 다시 『에잇』하고 호통치듯 큰 소리를 질러대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상당한 경지에 든 스님인 것같기도 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니 어쩐지 수상쩍었다.
진존자는 「이 중이 그럴 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진짜는 아닌 것같다. 용의 머리에 뱀의 꼬리(龍頭蛇尾)가 분명해」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보시오. 큰 소리는 그만 지르고 하던 선문답이나 계속합시다』라면서 그 중을 다그쳤으나 밑천이 다 드러난 중은 입을 다물어버려 마침내 뱀꼬리를 내보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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