越俎代庖(월조대포)
越俎代庖[yuèzǔdàipáo]
越 넘을 월 | 俎 도마 조 | 代 대신할 대 | 庖 부엌 포 |
도마를 넘어가서 요리사의 일을 대신한다는 뜻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를 넘어 남의 직분이나 권한 따위를 침범하는 일을 이르는 말.
to exceed one's functions and meddle in other people's affairs; to take somebody else's job into one's own hands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요(堯)임금과 기산에 숨어 살았다는 은자(隱者) 허유(許由)가 나눈 대화가 실려 있다.
요(堯)나라 시절에 허유(許由)라는 덕이 높은 은자가 있었다. 요임금이 그 소문을 듣고 왕위를 물려주고자 했다.
"태양[日月]이 밝은데 횃불을 계속 태우면, 그 빛이 헛되지 않겠습니까? 때 맞추어 비가 내리는데 여전히 물을 대고 있으니 그 물은 소용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부족하오니, 부디 천하를 맡아 주십시오."
이러한 요임금의 권유에 허유는 뱁새와 두더지를 비유로 들며 다음과 같이 거절의 뜻를 표한다.
"태양이 떴으니 등불은 이제 필요없게 됐소. 부디 나를 대신하여 이 나라를 다스려 주시오."
그러자 허유는 이를 거절하였다.
"임금께서 잘 다스리고 계시는데 제가 대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할미새가 제 아무리 양껏 배부르게 먹는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그 작은 배만 채우면 됩니다. 제겐 천하가 아무 쓸모도 없고 흥미도 없습니다[予无所用天下爲(여무소용천하위)]. 요리가 서툴다고 제사를 주재하는 사람이 그 직분을 넘어서 부엌일에 뛰어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庖人雖不治庖, 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포인수불치포, 시축불월준조이대지의)]. 마찬가지로 폐하의 직무를 제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설사 대신하더라도 잘될 리가 없습니다."
허유는 이렇게 말하고 곧바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버린 후에 다시는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노자의 사상을 철학으로서 완성시킨 장자의 사상의 일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세상의 권력을 탐하는 사람들에게 최고권력이란 지상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수단이지만 이것이 단박에 거절할 수 있는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은자의 말은 세상에는 다 자신에 맞는 직분이 있으며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왕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越俎代庖란 자신의 직분을 넘어 타인의 일을 대신하는 것 을 말한다. 越俎之嫌(월조지혐)이라는 말로도 쓰이는데, 이는 자신의 직분을 넘어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꺼리다 라는 뜻이다.
관련 한자어
동의어·유의어
越俎(월조) | 越俎之嫌(월조지혐) |
반의어·상대어
自力更生(자력갱생) |
일 처리가 썩 훌륭하지 않더라도,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갖고 차분하게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Reply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