混水摸魚(혼수모어)
混水摸鱼(húnshuǐmōyú)
混 혼탁할 혼 | 水 물 수 | 摸 찾을 모 | 魚 물고기 어 |
물을 휘저어 물고기를 잡다. 혼란한 틈을 타서 한몫 보다. 혼란한 틈을 타서 정당하지 못한 이익을 챙기다.
三十六計(삼십육계) 混戰計(혼전계) 제20계. 원문의 풀이글을 보면, "상대방의 내부 혼란에 편승하여 전력이 약화되고, 지휘가 흩어진 것을 이용한다. 이는 저녁이 되면 누구나 집에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 심정을 조작하는 것이다.[乘其陰亂,利其弱而無主,隨,以向晦入宴息.]"라고 되어있다.
상대방의 내부 갈등을 격화시키거나 약점을 부채질하여 혼란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그 지도자로 하여금 오판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그 오판을 기화로 승리를 쟁취하는 전략이다.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三國志演義의 이야기이다. 제갈량은 그 유명한 '출사표'를 던지고 북벌에 나선다. 노장 조운과 장포, 관흥 등의 활약으로 북을 향하여 진격하던 중, 天水에서 姜維(강유)를 만나 고전하게 된다. 제갈량은 강유가 천하의 기재임을 알아보고는 그를 얻기 위해 계략을 꾸민다.
먼저 강유의 어머니가 기현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된 제갈량은 위연을 시켜 기현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는 '강유가 오면 그냥 들여보내주라'는 명을 내린다. 한편, 촉군이 기현을 공격한다는 소식을 들은 강유는 어머니가 걱정되어 한 무리의 군사를 이끌고 기현으로 향한다. 강유와 마주친 위연은 몇 합 싸우다가 패한 체하며 물러났다. 강유는 곧바로 기성(기현)으로 들어가 성문을 굳게 닫아 걸었다.
제갈량은 다시 사로잡은 하후무를 불러다가 말했다.
"지금 강유가 기성을 지키고 있는데 사람을 시켜 편지를 보내왔다. 부마(하후무)만 보내주면 항복하겠다는 내용이다. 내가 너의 목숨을 살려줄 터이니, 너는 강유를 귀순시킬 수 있겠느냐?"
그러자 하후무는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제갈량이 내어준 말을 타고 영채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길을 몰라 달아나지 못하고 있던 차에, 많은 사람들이 도망쳐오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하후무가 묻자, 그들이 대답했다.
"우리는 기현 백성들이옵니다. 지금 강유는 제갈량에게 성을 바치며 항복했고, 촉장 위연은 불을 지르며 약탈을 하고 있사옵니다. 우리는 그 때문에 집을 버리고 상규로 도망쳐 가는 길이오."
"천수군은 누가 지키고 있느냐?"
"천수성 안에 있는 마태수(마준)이옵니다."
이 말을 듣고 하후무는 천수로 향했다. 또다시 많은 백성들이 도망쳐 오고 있었다. 그들의 말 역시 한결같았다.
천수에 도착한 하후무는 마준에게 강유의 일을 자세히 설명하고, 백성들이 하던 말도 자세히 전했다. 마준이 한탄하며 말했다.
"강유가 배반하고 촉에 귀순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사옵니다."
그러자 좌우에서 말했다.
"그는 도독을 구하려고 그런 말을 하고 거짓 항복했을 것이옵니다."
하후무가 말했다.
"지금 강유가 이미 항복했는데 어찌 거짓이라 하는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 촉군이 몰려와 성을 공격했다.
어른거리는 불빛 속에서 강유가 창을 든채 성 밑에서 외쳤다.
"하후도독은 대답하시오!"
하후무와 마준 등은 모두 성위로 나와보았다.
"나는 도독을 위해 항복했는데, 도독은 어째서 앞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소?"
"너는 魏의 은혜를 입고 있으면서 무엇 때문에 촉에 항복했느냐? 무슨 약속을 했다는 것이냐?"
"너는 나에게 촉에 항복하라고 편지를 보내놓고 무슨 소리를 하느냐? 네가 빠져나가려고 나를 끌어들였구나! 나는 촉에 항복하여 上將이 되었다. 어찌 다시 위로 돌아가겠느냐!"
말을 마치자 강유는 촉군을 이끌고 성을 공격하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물러갔다. 이 강유는 제갈량이 보낸 가짜였다. 밤이 어두워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한편, 제갈량은 군사를 이끌고 와서 기성을 공격했다. 기성에서는 식량이 부족해 군사들이 굶주리고 있었다. 이에 강유가 성 위에서 바라보니, 위연의 부대가 군량을 수송하고 있었다. 강유는 군사를 이끌고 곧장 군량수레를 기습했다. 군량을 빼앗은 강유가 성으로 돌아오려 하는데, 갑자기 장익의 군사가 길을 막아섰다. 두 장수가 싸우고 있는데, 왕평의 군사가 몰려나와 강유를 협공했다. 이에 강유는 기성으로 도망쳐 왔다. 그러나 이미 성 위에는 촉군의 깃발이 꽂혀 있었다. 이미 위연이 성을 점거해 버린 것이었다. 할 수 없이 강유는 천수성으로 도망쳤다.
필마단기로 천수성 앞에 이른 강유는 성문을 열라고 소리쳤다. 이에 마준은 "강유가 온 것은 우리를 속여 성을 빼앗으려는 것이다"라며 강유에게 화살을 퍼붓게 했다. 촉군은 이미 저만치까지 강유를 쫓아와 있었다. 할 수 없이 강유는 상규성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상규성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말을 돌려 다시 달아나는데, 갑자기 수천의 군사들이 나와 길을 막았다. 제갈량이 나타났다.
"백약! 이렇게 되었는데 왜 아직 항복하지 않는가?"
이에 강유는 말에서 내려 항복했다. 제갈량이 강유의 손을 잡고 말했다.
"나는 초려에서 나온 이후 평생 배운 것을 전수하고자 두루 훌륭한 인재를 찾았으나 한스럽게도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했는데, 이제 백약을 만났으니 나의 원이 이루어졌네."
이렇게 제갈량은 가짜 강유와 백성들을 이용해서 마준, 하후무 등을 '휘저어 놓아' 강유를 귀순시킬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경우를 '혼수모어'의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강유는 이렇게 귀순하여 제갈량의 충직한 후계자가 된다. 제갈량이 북벌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뜬 이후에도 제갈량의 유지를 이어받아 끊임없이 북벌을 감행한다.
관련 한자어
동의어
浑水摸鱼(húnshuǐmōyú) 현대 한어 규범 자형. 浑 혼탁할 혼.
fish in troubled waters; take advantage of unclear circumstances; profit by disturba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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