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地思之(역지사지)
易 바꿀 역 | 地 땅 지 | 思 생각할 사 | 之 갈 지 |
처지를 바꿔 생각함.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이다. '맹자(孟子)' 이루(離婁)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한 말이다. 역지즉개연은 처지나 경우를 바꾼다 해도 하는 것이 서로 같다는 말이다.
중국의 전설적인 성인인 하우(夏禹)와 후직(后稷)은 태평한 세상에 자기 집 문 앞을 세 번씩 지나가도 들어가지 않아서 공자(孔子)가 이들을 매우 훌륭하게 생각하였다. 공자의 제자 안회(顔回)는 어지러운 세상에 누추한 골목에서 물 한 바가지와 밥 한 그릇으로만 살았는데, 공자는 가난한 생활을 이겨내고 도(道)를 즐긴 안회를 칭찬하였다.
맹자는 "하우와 후직과 안회는 같은 뜻을 가졌는데, 하우는 물에 빠진 백성이 있으면 자신이 치수(治水)를 잘못하여 그들을 빠지게 하였다고 여겼으며, 후직은 굶주리는 사람이 있으면 스스로 일을 잘못하여 백성을 굶주리게 하였다고 생각하였다.
하우와 후직과 안회는 처지를 바꾸어도 모두 그렇게 하였을 것이다[禹稷顔子易地則皆然]"라고 하였다. 맹자는 하우와 후직, 안회의 생활방식을 통하여 사람이 가야 할 길을 말하였다. 입장을 바꾸어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헤아려보라는 말이다.
동북아 혼돈의 와중에서 우리도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 상대를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도, 국익을 지킬 수도 없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요구의 후폭풍을 기억해야 한다. 날로 힘이 커지는 중국과 안보·영토·역사의 모든 전선에서 대립하고 있는 일본의 불안심리를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도 필요하다. 두 나라가 출구전략 없는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선 사소한 자극도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 (201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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