指鹿爲馬 (지록위마)

指鹿爲馬(지록위마)

指 가리킬 지 | 鹿 사슴 록(녹) | 爲 하 위, 할 위 | 馬 말 마 |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기다라는 뜻으로, ①고의로 진상을 가리고 억지를 써서 시비를 뒤바꿈 ②웃사람을 농락(籠絡)하여 권세(權勢)를 마음대로 함


秦(진)나라 始皇帝(시황제)는 죽기에 앞서 북쪽 변방을 지키고 있던 장자 扶蘇(부소)를 불러 장례식을 치르게 하라는 詔書(조서)를 남겼다. 그것은 바로 후계자로 지명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조서를 맡고 있던 환관 趙高(조고, ?∼208 BC)는 거짓 조서를 꾸며 부소를 죽이고 후궁 소생인 胡亥(호해)를 세워 2세 황제로 삼았다. 똑똑한 부소보다 어리석은 호해가 다루기 쉬울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호해는 천하(天下)의 모든 쾌락을 마음껏 즐기며 살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어리석었다고 한다.

조고는 호해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경쟁자인 승상 이사(李斯)를 비롯, 그밖에 많은 구신(舊臣)들을 죽이고 승상의 자리에 앉아 권력을 한 손에 쥐고 흔들었다.조고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황제의 자리마저 노렸다. 그러나 막상 擧事(거사)를 도모하려니 조정 대신들이 얼마나 자기를 따라줄지 궁금했고 그걸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어느날 조고는 호해에게 사슴 한마리를 바치면서 '폐하께 말을 헌상하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호해는 웃으며 '승상은 농담을 좀 심하게 하는 구려. 사슴을 가지고 말이라고 하다니[指鹿爲馬]'하면서 좌우의 신하들을 둘러 보았다.

조고는 정색을 하고 나섰다 “이건 분명히 말입니다. 믿지 못하시겠으면 여기 있는 대신들에게 물어보십시오.” 호해의 물음에 조고를 두려워하는 대신들은 말이 맞다고 했고 몇몇은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다. 분명하게 사슴이라고 대답하는 용기있는 신하도 더러 있었다.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터무니없는 죄를 씌워 모두 죽여버렸다. 그러자 조정에는 조고의 뜻에 거스르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게 되었다.

그러나 천하(天下)는 오히려 혼란(混亂)에 빠졌다. 각처에서 진(秦)나라 타도의 반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중 항우와 유방(劉邦)의 군사가 도읍 함양(咸陽)을 향해 진격(進擊)해 오자 조고는 호해를 죽이고 부소의 아들 자영(子孀)을 세워 3세 황제(皇帝)로 삼았다(B.C. 207). 그러나 이번에는 조고 자신이 자영에게 주살 당하고 말았다.

[출전]
사기(史記):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


관련 한자어

동의어·유의어

以鹿爲馬(이록위마) |

1 comment:

  1. 교수신문은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사슴을 가르켜 말이라고 하는 것처럼,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포장되어 있음을 비유한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교수들은 “2014년에는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고, 세월호 참사,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등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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