囫圇呑棗 (홀륜탄조)

囫圇呑棗(홀륜탄조)

囫 온전할 홀 | 圇 완전할 륜 | 呑 삼킬 탄 | 棗 대추 조 |

대추를 통째로 삼킨다는 뜻으로, 자세히 분석하지도 않고 뜻도 모른 채 받아들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주자어류(朱子語類) 논어(論語) 16편에는 도리란 조리가 분명한 일이지 뭉뚱그린 것이 아니다(不是 一物) 라는 말이 있다.

옛날에 과거시험에 번번이 낙방한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연회를 베풀어 손님을 초대하여 자신이 계속 과거시험에 낙방하는 원인에 대한 조언을 구하였다. 그는 술과 밥을 배불리 먹고 나서 손님들에게 과일을 대접하고는, 자신도 대추를 여러 개 먹었다. 손님 중에 의술에 정통한 사람이 있어 말했다.

"배를 생으로 먹으면 치아에는 좋지만 비장(脾臟)에는 좋지 않고, 반대로 대추는 비장에는 좋지만 치아에 해를 줄 수 있습니다."

번번이 낙방하던 사람은 이 말을 듣고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러면 대추를 씹지 않고 통째로 삼켜 버리면 치아를 보호할 수 있을 뿐더러 비장에도 유익할 것이다."

그리고는 대추를 집어 통째로 삼켰다.

그러자 의술에 정통한 사람은 그에게 평소 연습한 문장을 보여 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가 가져온 몇 편의 글을 읽어 보고 나서 말했다.

"시는 운률이 맞지 않고 문장도 조리에 맞지 않으며, 전고(典故)를 잘못 사용한 곳도 있고 원래의 뜻을 잘못 이해한 것도 있다. 대추를 통째로 삼키 듯 공부를 하였으니 번번이 낙방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또 《벽암록(碧巖錄)》에는 조주화상(趙州和尙)의 선문답에 대하여 "지혜로운 자는 자세하게 곱씹어 삼킬 것이요, 지혜롭지 못한 자는 대추를 통째로 삼키 듯이 할 것이다[若是知有底人, 細嚼來嚥, 若是不知有底人, 一似渾崙呑個棗]"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홀륜탄조는 사물을 흐리멍텅하게 이해하거나, 학문을 하면서 깊이 이해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분석과 검토를 거치지 않고 남의 견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출전

주자어류(朱子語類) |


관련 한자어

동의어·유의어

鶻圇呑棗(골륜탄조) 새가 대추씨를 맛도 모르고 통째로 삼킨다 | 囫圇呑棗(홀륜탄조) |


중요도·활용도

중요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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