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家食西家宿 (동가식서가숙)
‘東家食西家宿’ 고사는 ‘동쪽 집에서 먹고 서쪽 집에서 잔다.’는 뜻
본래 고사는 ‘욕심이 지나친 탐욕스러운 사람’의 의미로 표현된 것이지만, 현대에서는 보통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면서 얻어먹고 사는 경우나 혹은 주소가 일정하지 않은 사람을 비유해서 활용되어 ‘바람을 맞으며 밥을 먹고 이슬을 맞으며 잠을 잔다’는 ‘風餐露宿(풍찬노숙)’과 유사한 의미로도 사용.
하지만 고사의 유래로 접근해서 보면 자기 정체성을 버리고 이익을 위해 휩쓸리는 저속한 인간의 속성을 비판하는 속뜻이 본래 고사가 주장하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당(唐)나라 고종(高宗)의 명으로 구양순(歐陽詢)이 저술한 일종의 백과사전식 저서인 《예문유취(藝文類聚)》에 출전을 두고 있는데, 송(宋)나라때 이방이라는 사람이 지은 역시 일종의 백과사전류의 서적인《천평어람(天平御覽)》에도 실려있는 고사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옛날 제나라에 한 처녀가 있었다. 그녀에게 두 집안에서 함께 청혼이 들어왔다. 그런데 동쪽 집 총각은 못 생겼으나 부자였고, 서쪽 집 총각은 인물이 출중했지만 가난했다. 난처해져 결정을 못한 처녀의 부모는 딸에게 의중을 물어 시집갈 곳을 정하려 하였다.
“지적해서 말하기가 어렵거든, 좌우 중 한쪽 어깨를 벗어서 우리가 알게 하거라..”
그러자 딸은 문득 양쪽 어깨를 모두 벗어 버리고는 놀라서 그 까닭을 묻는 부모에게 이렇게 말했다.
“낮엔 동쪽 집에 가서 먹고, 밤엔 서쪽 집에 가서 자려고 해요."
원문
齊人有女. 二人求見, 東家子醜而富, 西家子好而貧. 父母疑而不能決, 問其女, 定所欲適, "難指斥言者, 偏袒, 令我知之." 女便兩袒1). 怪問其故, 云 "欲東家食西家宿."
藝文類聚
주1) 偏袒(편단): 한쪽 어깨를 벗다. 불가의 법의를 우견편단(右肩偏袒)하거나, 상례(喪禮)에서 상주가 偏袒하는 사례가 있음.
http://hanja.pe.kr/han_2/h2_4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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