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翁好鷗 (해옹호구, hǎiwēnghǎoōu)

海翁好鷗(해옹호구)

海翁好鸥(hǎiwēnghǎoōu)

海 바다 해 | 翁 늙은이 옹 | 好 좋을 호 | 鷗 갈매기 구 |


갈매기를 좋아하는 바닷가 노인이라는 뜻으로, 친하게 지내던 새도 막상 잡으려고 하면 그것을 알고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데서 야심(野心)이나 위험(危險)을 알아차리면 누구라도 접근(接近)하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


《열자(列子)》 〈황제편(皇帝篇)〉에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 바닷가에 사는 어떤 사람이 갈매기를 좋아했다. 그는 매일 아침 바닷가로 나가서 갈매기들과 더불어 놀았는데, 그에게 놀러오는 갈매기들이 200마리도 넘었다. 어느 날, 그 사람의 아버지가 말하기를 갈매기들이 모두 너와 더불어 논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갈매기를 잡아오도록 해라. 내가 갈매기를 가지고 놀고 싶구나라고 했다. 그는 다음 날 아침,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바닷가로 나갔다. 그런데, 갈매기들은 그 사람의 머리 위를 맴돌며 날 뿐 내려오지 않았다.

이 이야기 뒤에 '지극한 말이란 말을 떠나는 것이고, 지극한 행위란 작위(作爲)가 없는 것이다. 보통 지혜 있는 자들이 안다고 하는 것은 곧 천박한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인위(人爲)를 부정하는 노장사상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을 말하는 것이다. 도덕이 극치에 이른 사람, 즉 지인(至人)은 무언무위(無言無爲)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아무런 말도 없고 다른 마음을 먹지 않는다면 자연에 융화될 수 있다. 그리하여 갈매기 같은 새들도 사람들이 어떠한 욕망이나 생각 없이 대한다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지만 일단 갈매기를 잡겠다는 마음을 가지기만 하여도 갈매기들은 그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해옹호구(海翁好鷗)라는 말이 비롯되었으며, 무위자연을 도덕의 표준으로 삼는 노장사상이 내포된 말이다.

[출전]
列子(열자):皇帝篇(황제편) |


列子, 열자, 列子:皇帝篇, 열자:황제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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