趁火打劫 (chènhuǒdǎjié)
趁 좇을 진 | 火 불 화,화반 화 | 打 다스 타 | 劫 빼앗을 겁,겁 겁 |
三十六計 勝戰計 第五計. 불난 틈을 타서 도적질을 하다. 다른 사람이 위험하거나 위급한 틈을 타서 남의 권익을 침범하다.
불난 집에 들어가 도둑질하다. 쉽게 말하자면 '불난 집에 도둑 든다'는 얘기다. 적의 재난과 내분, 외환 등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재빨리 쳐들어가서 승리를 주우라는 이야기이다.
원문의 풀이글은 다음과 같다.
"적이 당한 재난이 클때, 그것을 기회로 삼아 형세에 편승하여 승리를 거둔다. 그것이 강함(剛)으로 부드러움(柔)을 끊는다는 것이다.[敵之害大,就勢取利,剛決柔也.]"
예를 살펴보자.
초한지를 보면 촉으로 쫓겨간 유방이 한신을 앞세우고 진창으로 밀고 나와 순식간에 관중을 점령해 버린다. 물론 이는 三秦王(삼진왕)들과 항우의 방심이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항우가 제나라의 반란을 제압하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만일 제나가의 반란이 없었다면 항우가 단번에 유방을 제압해 버렸을 것이다.
항우는 秦을 무너뜨린 후 논공행상을 통해 용감히 싸운 장수들을 왕으로 임명했는데, 그 이전에 정치적으로 병사들을 모으고 외교적으로 힘을 기울였던 원래의 왕들은 모두 폐하여졌다. 이에 불만을 품은 제나라의 전영이 반란을 일으키자 이를 토벌하기 위해 그쪽에 항우가 가 있던 사이에, 유방이 슬그머니 관중을 차지해 버린 것이다. 그 이후에 항우가 유방을 토벌하려 하자 유방은 항우에게 서신을 보냈는데, 그 내용은 '자신은 고향이 그리워 나왔을 뿐이지, 서초패왕과 다툴 생각이 없다. 오히려 제나라 쪽이 위험하니 그 쪽에나 신경을 쓰라'는 내용이었다. 항우는 그 말을 믿고 제나라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사이에 유방은 야금야금 세력을 넓혀갔던 것이다.
또한 유방이 항우를 최종적으로 이기는 데에는 한신의 힘이 컸다. 한신은 유방의 휘하군이 아니라 별동대로서 활약했다. 항우가 유방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사이에 한신이 항우가 없는 곳에서 세력을 키워 마침내는 항우와 유방보다도 큰 세력을 이루게 된다.
역사에서 가장 흔히 살펴볼 수 있는 예는 '적의 군주나 장수가 죽어서 혼란에 빠져 있는 사이에 쳐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그에 못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적이 喪을 당했을 때 공격하는 것은 仁義에 어긋납니다' 라며 말리는 신하들의 모습이다. 그만큼 성공한 예도 많고, 실패한 예도 많다.
三國志演義에 등장하는 일화를 하나 살펴보자.
조조의 아버지 조숭이 서주에서 살해당하자, 조조는 병사들을 거느리고 서주를 짓밟는다. 그 틈을 타서 승냥이 여포가 연주를 함락시키고 복양을 공격하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조는 급히 말머리를 돌렸다. 하지만 서전에서 여포에게 패하고, 거기에 복양에서 여포의 계략에 빠져 목숨을 잃을 뻔한다. 겨우 살아난 조조는 복수를 꾀한다.
"하찮은 놈의 계략에 빠졌구나. 내 반드시 복수해 주리라."
곽가가 말한다. "어서 계책을 펴소서."
"지금은 놈들의 계책을 역이용해야겠다. 내가 화상을 입고 火毒(화독)이 퍼져 오경 때 이미 죽었다고 거짓말을 퍼뜨려라. 여포는 반드시 군사를 이끌고 공격해 올 것이다. 우리는 마릉산 속에 숨어 있다가 그들을 치면 여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리하여 군사들에게 상복을 입히고 發喪(발상)준비를 하도록 하며 조조가 죽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이 소식을 들은 여포는 즉시 공격해 들어왔으나 미리 대비하고 있던 조조에게 궤멸적인 타격을 입고 겨우 복양으로 돌아갔다.
이는 진화타겁을 역으로 이용한 예이다.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중국은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며 喪을 기화로 공격하거나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계략이 부지기수였다.
三國志演義에서 喪을 이용한 계략이라 하면, 다음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도망치게 했다'는 이야기.
오장원에서 대치하고 있던 魏와 蜀. 제갈량이 계속 싸움을 걸어도 절대로 싸우지 않던 사마의는 어느 날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제갈량이 죽었음을 예감한다. 그리고 촉군이 물러가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는 제갈량이 죽었다고 확신하고 병사들을 이끌고 추격에 나선다. 하지만 후미의 사륜거에 제갈량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크게 놀라 도로 달아난다. 후에 제갈량이 생전에 만들어 놓은 나무인형이었음을 알고는 제갈량의 재주에 감탄해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