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面楚歌(사면초가)
사방에서 楚(초)나라 노래가 들려온다는 말로 궁지에 몰려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을 가리킨다.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이 벌인 5년전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였다. 전쟁 초기와는 반대로 형세는 이미 항우에게 아주 불리하게 되어 있었다. 항우는 유방에게 강화를 청하여 鴻口(홍구)를 기점으로 천하를 兩分(양분)했다. 홍구의 서쪽은 한나라가 차지하고 동쪽을 초나라가 차지하기로 한 것이다. 강화가 성립되자 항우는 군대를 이끌고 동쪽으로 돌아갔다.유방도 서쪽으로 돌아가려 하자 참모인 장량과 진평이 진언했다.
『지금이야말로 한나라와 초나라 세력의 優劣(우열)은 분명합니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됩니다』
이리하여 유방은 말머리를 돌려 항우를 추격하게 되었다.해하까지 쫓겨온 항우의 군사는 여기에 성벽을 쌓은 다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미 군량도 거의 바닥이 난데다가 병력마저 반으로 줄어 있었다. 게다가 한나라 군사는 성을 몇 겹으로 포위한 상태였다. 그런데 밤이 되자 사방에서 초나라의 노래가 들리는 것이었다. 항우는 크게 당황해하면서 말했다.
『한나라 군사가 이미 초나라를 정복했단 말인가. 초나라 사람이 어찌 이렇게 많은가』
이것은 한나라에 항복한 초나라 병사들에게 초나라 노래를 부르게 해 항우와 그의 군사들의 戰意(전의)를 잃게 하려고 한 장량의 술책이었다. 여기에서 사면초가란 주변에는 적군뿐이어서 고립상태에 빠진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정부와 여당, 시장이 금리를 내리라며 한국은행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사면초가에 놓인 한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만약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압박에 굴복한 모양새가 된다. 이러면 독립성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동결해도 부담이다. 정부가 경기방어를 위해 뛰고 있는 상황에서 엇박자를 냈다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어서다. (2013.04.03)
ReplyDelete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믿었던 동맹국 미국은 지난해 12월 26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 이후 “실망한다”며 등을 돌렸다. 친동생과 측근을 미국에 보내 “평화를 기원하는 행위”라고 설득했지만 돌아온 건 냉소뿐이었다. 국내에선 참배가 일본 외교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절반을 넘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일본 방문을 앞두고 내우외환의 비상이 걸렸다. (201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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